자기자본이익률(ROE)과 레버리지의 활용 관계

처음 주식 분석을 배울 때 가장 자주 듣게 되는 지표 중 하나가 바로 ROE(자기자본이익률)입니다. 필자 역시 기업 재무제표를 공부하면서 “ROE가 높으면 좋은 기업이다”라고 외워두었지만, 실제 투자에 적용하다 보니 ROE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니며, 그 배경에 ‘레버리지’가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나중에야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ROE의 구조와 레버리지의 영향 관계를 실제 투자 경험과 함께 설명합니다.

ROE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ROE(Return on Equity)는 기업이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해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ROE = 당기순이익 ÷ 자기자본 × 100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자기자본 100억 원으로 1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면 ROE는 10%입니다. 즉, 주주가 맡긴 돈 100억으로 1년간 10% 수익을 냈다는 의미입니다.

필자가 주식 투자를 시작할 때, ROE가 높은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기업은 ROE 20% 이상인데도 주가가 정체되어 있었고, 어떤 기업은 ROE 8~9%인데도 주가가 계속 올랐습니다. 그 차이를 설명해주는 핵심 요인이 바로 ‘레버리지’였습니다.

레버리지가 ROE에 미치는 영향

레버리지는 기업이 타인 자본(부채)을 활용해 자산을 운용하는 정도를 뜻합니다. 간단히 말해 “빚을 얼마나 써서 수익을 냈는가”를 나타냅니다. 실제로 ROE는 아래의 DuPont 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이 분해할 수 있습니다:

ROE = 순이익률 × 자산회전율 × 재무레버리지

여기서 재무레버리지 = 자산 ÷ 자기자본입니다. 즉, 자산이 200억이고 자기자본이 100억이라면 레버리지는 2배입니다. 이 수치가 클수록 기업이 부채를 많이 활용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동일한 순이익이라도 ROE는 더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필자가 실제로 분석했던 한 건설사의 경우, 영업이익률은 낮았지만 부채를 많이 활용해 ROE가 25% 이상 나왔습니다. 하지만 재무상태표를 보니 부채비율이 300%를 넘는 위험한 구조였고, 결국 몇 분기 후 실적이 흔들리자 주가는 급락했습니다. 이처럼 ROE가 높다고 무조건 안정적인 수익 창출력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투자자가 알아야 할 레버리지 활용 판단 기준

ROE를 볼 때 중요한 건 “이 ROE가 부채를 활용한 결과인지, 실질적인 수익 창출 능력 때문인지”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이를 판단하려면 아래 항목을 함께 체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부채비율 확인:
ROE가 높더라도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한다면, 레버리지 효과가 과도하게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 이자보상배율: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 ÷ 이자비용)이 3 이상이라면, 부채 부담이 크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낮을수록 이자 감당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3. ROA와 비교:
ROA(총자산이익률)와 ROE의 차이가 크다면, 레버리지가 ROE에 미친 영향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지금은 ROE가 높은 기업이라도 ROA와 부채비율, 이자보상배율을 반드시 함께 보는 습관을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재무 구조가 견실한 기업들은 ROE와 ROA가 모두 균형 있게 높고, 부채 의존도가 낮은 편이었습니다.

또한, 주가 흐름에서도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레버리지를 활용해 ROE를 부풀린 기업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하지만, 금리 상승기나 경기 둔화기에 이런 종목은 빠르게 무너지는 반면, 재무 건전성이 높은 기업은 하락폭이 제한적이었습니다.

ROE는 분명 강력한 수익성 지표지만, ‘레버리지의 힘’이 얼마나 작용했는지 함께 봐야 그 수치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ROE에 현혹되기보다는 그 이면의 재무 구조를 먼저 점검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수익률이 아닌 ‘지속가능한 수익률’을 판단하는 것이 진짜 실력입니다.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화승수와 통화량, 그 상호작용 관계

자동안정장치의 복지 지출 기능과 실효성과 한계

한국 생활물가 상승, 외식과 가공식품 주도